번역을 시작한게 5년전입니다. 몇권의 책을 번역하면서 느낀 어려움을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과거시제지만 현재가 더 좋을 수 있다.
과거형으로 되어 있어도 현재로 표현해야 자연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 토론하는게 좋았다. -> ~ 토론하는게 좋다.
습관적으로 길어지는 표현은 줄이자.
~ 반대했었다. -> ~ 반대했다.
~ 설명하고있는 -> ~ 설명하는
이러한 -> 이런
너무 긴 문장을 만들지 마라.
원문을 따라가다 보면 3~4줄짜리 문장이 나오기도 합니다. 접속사있는곳에서 적당히 끊어야 합니다. 언제 끊어야 할지 잘 모르면 소리내서 읽어보는것도 좋습니다. 숨찰때 끊으세요.
가능하면 우리말을 사용하자.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때문에 무심코 영어 음차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크리티컬 요인 -> 중요한 요인
커뮤니케이션이 안되서 -> 대화(의사소통)가 안되서
복수표현은 문맥을 고려하자.
문맥상 복수표현이라는 사실을 알수 있는경우에 '~들'과 같은 복수형을 굳히 쓰지 않아야 합니다.
~ 그런 문제들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 ~ 그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불필요한 조사를 쓰지마라.
~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필요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말의 기원은 일본어의 노에서 왔다고 합니다. 비슷하게 자주 쓰이는 게 '~에 대해'입니다. 지워보고 이상하면 넣으세요.
~ 많은 수의 사람들 -> ~ 많은 사람들
~ 현재의 상황 -> 현재 상황
반말을 써라.
인터뷰나 인용구가 아니라면 존재말이 아니라 반말을 써야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일반적인 주어를 생략하라.
우리, 나 와같은 주어들은 생략하는게 보통입니다. 필자는 ~~ 과 같은 표현도 꼭 필요한지 생각해 보고 사용합니다. She or He ~~ 하는 표현이 있는데 주어로 보고 생략합니다.
가정문을 쓰지마라.
IF ~ 문을 번역할때 이런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강조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안써도 괜찮습니다.
만약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
수동형은 능동형으로 바꿔라.
수동태 문장은 부자연스럽습니다. 가능하면 능동형으로 바꾸는게 좋습니다.
~ 도구에 의해 만들어지는 지표는 -> 도구가 만들어내는 지표는, 지표를 만드는 도구는
~ 언급되었던 -> 언급했던
하이픈(-)은 생략한다.
우리 말에서는 하이픈(-)을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생략하고 한 문장으로 만듭니다.
나열하다가 마지막에 나오는 '그리고'는 그냥 쉼표로 처리한다.
영어에서 a,b and c 같은 표현을 말합니다. 그냥 a, b, c로 번역하는게 자연스럽습니다.
세개이상은 아라비아 숫자로 씁니다.
다섯개,여섯개보다는 5개, 6개가 더 명확하게 읽힙니다.
'것'은 가능한 명확한 단어로 바꾼다.
의외로 '것'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가리키는 대상이 명확할때는 그 단어로 바꾸고 정말 모호한 대상이나 불특정한 대상일때 사용합니다. 관련해서 '거'와 '것'은 같은 말로서 '거'가 '것'의 구어체 표현입니다. '게'는 '것이'의 준말입니다. 하지만 쓸때 '게'를 띄어써야 맞는 표현입니다.
~ 돌아보는 것이
~ 돌아보는 게
인용구는 한꺼번에 써주는게 자연스럽다.
내용중에 다른 사람의 말을 구어체로 인용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 라고 말했다. 식의 표현보다는 ~~라고 말했다. "~~" 이런 형태가 깔끔합니다.
그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라고 말했다. -> 그는 말했다.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부정의 부정은 긍정이다.
일부러 강조하려는 경우가 아니라면 읽기 쉽게 직설적으로 쓰는게 좋습니다.
~쉽지않다. -> 어렵다.
끼치다 vs 미치다
제가 우리말 전문가는 아니지만 두 표현은 다르게 써야 합니다. 끼치다는 행위를 통해 받는 느낌이지만 미치다는 행위를 통해 주는 느낌입니다. '심려를 끼치다.'라고 하지 '심려를 미치다.'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 사건은 이번 계약에 영향을 미쳤다.
명사적 표현보다는 서술적 표현이 좋다.
동사를 명사형으로 바꾼 표현 보다는 주어 + 동사 순 표현이 더 매끄럽게 읽힙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세스 도입시에 -> 새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할때
필요하지 않은 기능들이다. -> 필요한 기능이 아니다.
제 블로그 첫 화면에 보시면 '제가 참여한 책'이란 링크가 있습니다. 이 페이지에 2년넘게 출간 예정으로 남아있던 Ken Schwaber의 Enterprise and Scrum이 드디어 출간됩니다. 에이콘 출판사 사이트에는 벌써 책표지와 소개가 올라왔네요. (빠르기도 하셔라 ^^;)
이 책은 스크럼을 전사적으로 도입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라는 제목을 가진만큼 기법 하나하나에 매달리기 보다는 전사적인 관점에서 어떤 부분을 챙겨야 할지 생각하며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스크럼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은 모두 부록에 있습니다. 혹 스크럼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부록A를 먼저 보시는것도 좋습니다.
본문은 저자가 여러 회사에 스크럼을 적용하면서 경험했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전사적 스크럼 도입"이라는 하나의 프레임워크를
설명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회사가 이 틀을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시나리오가 같아도 출연배우들이 다르면 영화는 전혀
달라지듯이 여러분도 자기만의 개성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셔야 합니다.
원서는 200페이지 정도밖에 안되는 얇은 책입니다만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페이지수가 좀 늘었네요. 책을 읽을때 주의깊게 보시면 도움이 될만한 키워드를 뽑아 봤습니다.
1장: 새로운 기업문화 4장: 근육의 기억, 명령하고 관리하기, 자연법칙을 거스르는 일
8장: 벤치, 자기조직화, 부르스 턱멘 모델, 갈등단계(해결책? 비폭력대화)
9장: 관계의 변화, 저스트 두잇, 코어, 유지보수
부록A: 추정과 적응, 복잡도 평가 그래프
부록E: 배고플때만 먹어라, 3블록 전쟁, 원격지 개발 vs 가상팀, 교차 기능팀
책 중간에 언급되는 책과 논문이 있어서 찾아서 링크를 걸어놨으니 읽다가 궁금하시면 같이 보시기 바랍니다. (역서가 없는 책은 걸지 않았습니다.)
보면 번역서보다 원서를 더 선호하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원서는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 6장에 보면 그래프가 틀린 부분도 있고, 전체적으로 문장도 함축적이고 중의적인게 많아 이해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번역서에는 이런 부분을 모두 역자주로 달아 놓았습니다. 급하지 않으신 분들은 10월말이면 서점에 책이 나온다고 하니 역서를 보세요. :-)
책의 목차는 원서와 조금 다릅니다. 에이콘 김희정 부사장님 왈 "목차만 보고도 이 책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에 공감하여 순서는 같지만 장의 제목은 과감히 변경했습니다.
이번이 5번째 번역입니다. 도대체 언제 이 지겨운 작업이 끝나는 걸까 했는데 드디어 끝났네요. 스크럼을 기업에 도입하려 하시는 분들에게 많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